2021. 8. 20. 15:10ㆍ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 1~8
또 정주행했다. 그래도 엔딩나고 정주행한건 처음이다.
모든 엔딩을 알고 다시 보니까 처음 시즌8을 봤을때만큼 얼탱이 나가지는 않았다. 시즌8에서 가장 어이 없었던 점들... 대너리스의 급발진 매드퀸 행보와 왜 철왕좌의 왕이 브랜이 되며 그것을 정하는 회담을 당시 죄인 상태였던 티리온이 주도하는 그림이 되어버리는지...등등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기는 하다.
그리고 너무 고구마라서 힘들었던 전개들도 이제 결말을 아니까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스패로우 사이비집단과 시즌7에서 갑자기 캐붕하면서까지 반목하고 대립하는 스타크 자매들 서사... 후자는 리틀핑거 리타이어에 대한 반전과 카타르시스를 위한 미스리딩 연출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그걸 알고봐도 어이가 없고 억지스럽다.
시즌8은 악평이 압도적이고 특히 브리엔제이미와 아리아겐드리의 쉬핑을 밀고있음에도 욕 나오는 서사랑 연출이라서 나도 그 부분은 정말 짜증나지만...
그래도 803의 후반부에 모든 사운드가 먹먹해지는 슬로우 연출과 806 엔딩에서 살아남은 스타크 아이들의 엔딩이 교차편집되는 부분이 너무너무 좋아서 시즌8도 어느정도 받아들일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어느덧 10년은 된 드라마인데다가 딱히 청렴결백한 내용도 아니다보니 다시 볼때마다 빻은 점이 너무 눈에 들어오기는 한다. 초반부는 진짜 시청률 캐리를 위한 창녀와 나체가 너무 많이 나오고 개중에 드라마 오리지널 캐릭터이기도 한 로스는 드라마 외부적으로 극을 편리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용당하기만" 하는 캐릭터인게 눈에 보여서 착잡했다.
드라마 내에서 긴 설명이 나오며 지루해질라치면 여자들 벗은거나 보면서 지루함을 달래라는듯이 대사랑 개뿔 상관없는 섹스씬이 나오는데 이런 점이 가장 두드러졌던 장면이 리틀핑거가 창녀 둘이 섹스하는 상황에서 자신과 캐틀린의 과거에 대해 주절거리는 장면이었다... 대체 거기서? 왜? 뭔상관인지요?
그 외에도 로스는 리틀핑거나 바리스나 조프리나 테온같은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손쉽게 설명하기 위한 용도로 이리저리 쓰이다가 아무 의미없이 죽음을 맞이하는데 정말 착잡...
그래도 왕겜은 세눈까마귀와 관련된 장면과 서세이와 마녀의 과거장면을 제외하고는 회상장면이 거의 안나오고 대부분이 캐릭터의 대사로 옛날에 있었던 일을 묘사하는데에 그치는데 나는 이 부분이 진짜 중세 느낌이 나서 좋았다. 영화도 드라마도 없었던 그 시대에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영상으로 볼 수 있었던게 아니라 상상하는 수밖에 없었을테니까. 오히려 회상장면이 나오지않아서 더 드라마에 몰입할수 있었고 왕겜의 특성 중에 좋아하는 부분이다.
보다보면 빡치거나 어이없고 짜증나는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왕겜만큼 보면서 많은 캐릭터와 많은 사건과 세계관과 설정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많아지는 작품도 드물고 이 세계관에 애정을 갖게하는 힘은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세계관 내 역사나 흥미로웠던 사건도 방대해서 진짜 사골이 될때까지 우려먹으며 모든게 다양하게 영상화됐으면 좋겠다.
왕좌의 게임: 라스트워치
마지막 시즌 제작진 위주 다큐도 봤는데 이것도 정말 재밌었다.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8시즌 메이킹필름 클립도 많이 봤었는데 그 영상과 내용이 전혀 안겹친다. 유튜브 영상에선 망가진 킹스랜딩을 먼저 만들고 그 위에 멀쩡한 모습을 덧대서 제작했다던가 불에 타는 사람 씬을 찍을때 방화슈트를 입고 직접 촬영하는 모습등이 나온다면 라스트워치에서는 새벽부터 대너리스의 가발착용을 해야하는 모습이나 인조 눈을 까는 과정 분장팀의 노고등 제작 비화가 전혀 안겹치게 구성되어 있어서 감탄했다.
드라마 내에서는 용의 브레스 한번이나 마법의 불길 한번으로 끝나는 화력을 표현하려고 촬영현장에는 몇톤짜리 가스트럭이나 수십미터의 호스가 필요한걸 보고 판타지와 현실의 간극도 느꼈다. 물론 촬영장에서는 장기간 다수의 횟수로 안전을 챙겨가며 화력을 써야하기에 그런것도 있겠지만...
시즌1 대본리딩 장면도 잠깐 나오는데 벌써 10여년전 모습이니 배우들이 다 앳되고 갑자기 시간을 뛰어넘는 기분이라 감개무량했다.
극 내에서는 이름도 없는 엑스트라 배우들도 몇년이나 출연하면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있는 모습도 좋았다. 어떤 아저씨가 자기가 13살쯤에 얼불노를 읽었었는데 지금 이렇게 이 드라마에 참여하고있다는게 신기하다고 하는데 감격스러우면서도 새삼 이 작가가 소년이 중년이 되는 시간동안 완결을 안냈다는게 절감돼서 뒷골이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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