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7. 23:39ㆍ드라마
복식이 정말 취향이라 전부터 보고싶었던건데 웨이브에 있길래 냉큼 봤다. 같은 시대를 구현해도 작품마다 복식 디자인이 조금씩 다른데 보르지아의 복식 스타일은 정말 황홀할 정도로 취향이다.
게다가 루크레치아를 연기한 홀리데이 그레인저는 정말 명화에서 튀어나온것 같다. 혼자 하얗고 말갛고 뽀얗고 말랑한 살결을 갖고있는데 실제 사람 피부가 명화 특유의 스머징한 듯한 모습이니까 너무 예쁘고 생기 가득해보이고 신기했다. 그저 루크레치아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러운 드라마였다. 사람들이 루크레치아 말에 마구 휘둘리는것도 납득이 갔다. 엄청난 달변가나 책략가는 아니어도 루크레치아같은 여자가 지저귀는 새처럼 꺄르르 얘기하면 정말 별도 따다 주고 싶을것 같다.
아무튼 총평으로는 드라마 내용 자체는 그냥저냥이었는데 워낙 여기 나오는 여자들과 의상들이 아름다워서 즐겁게 봤다.
카테리나 스포르차도 아주 인상깊은 캐릭터였다. 실화를 찾아보니까 가문의 시작 얘기부터 그 유명한 "이것만 있으면 아이쯤은 앞으로 얼마든지 더 낳을 수 있다"던 일화까지 엄청나게 비범한 인물이던데 아직까지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지 않았다는게 더 놀랍다. 서브컬쳐에서는 종종 카테리나 스포르차를 조연캐릭터로 등장시키거나 혹은 그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들도 있는듯 하지만...
드라마 메디치랑 어느정도 시대상이 겹치는 부분도 재밌게 봤다. 좀 더 이탈리아 역사에 대해 정통했다면 더 즐겁게 볼 수 있었을것 같은데 나는 개뿔도 아는게 없어서 아쉽다.
메디치에서 보티첼리를 연기했던 배우가 보르지아에서는 루크레치아의 남편으로 나와서 캐스트가 겹치는게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