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0. 23:07ㆍ영화
근래에 봤던 작품중에 오락적으로도 엄청 재밌었던 영화다. 大넷플리스시대 이후로 뭘 봐도 어지간히 재밌는게 아니면 폰을 하면서 보게 되던데 밤쉘은 전개속도도 대단히 빨라서 진짜 간만에 집중하면서 봤다.
미투운동의 발단이 된 이 사건이 이렇게 빨리 영화화된건 역시 로저 에일스가 죽었기 때문이겠지... 많은 성범죄 가해자가 하루 속히 그의 뒤를 따라가길 바란다ㅎㅎ
아무 논리도 없는 불링과 수많은 괴롭힘에 시달려야했던 메긴과 그레첸이 안타까웠고 케일라가 로저 에일스 앞에서 속옷이 보일 정도로 다리를 보여줘야했던 씬은 너무 끔찍했는데, 리뷰를 검색하다가 이 장면을 포르노처럼 소비하고 미끼로 던지면서 자기들 조회수 장사하려는 인간들을 보게 되어서 진짜 인류애 떨어졌다..
미투운동이 일어난지 고작 4년정도밖에 안됐는데 그 몇년새에 "남자들이 미투를 당했다"라고 변질되어 쓰이는것도 환멸이 난다. 말은 똑바로 해야지 지가 성범죄질을 했으니까 피해자가 가해자의 성범죄사실을 고발하는게 미투인건데 어떻게 저렇게 프레임을 바꿔서 자기들이 피해자포지션을 자처해버리지?
밤쉘에서 다룬 내용이 시대가 변해 자연히 곪은게 터진거라고 말하는건 진짜 너무나도 나이브한 소리다...
라우디스트 보이스라고 로저 에일스를 다룬 드라마가 있던데 흥미가 생기긴 하지만 아무리 그의 추악함을 다룬다고해도 굳이 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제작하고 소비해야하나...?하는 생각도 든다. 어떤 사람들에겐 로저 에일스의 추악한 성공신화에서 추악함은 합리화하고 성공신화 단물만 편협하게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