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걸
2021. 9. 23. 22:58ㆍ영화
각자 다른 이유로 죽은듯한 삶을 사는 여자들.
레아 에피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희망고문이 왜 고문인지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언제나 사망보다 실종이 더 남겨진 사람들에게 고통스러울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공감하면서 보게 되었다.
언니가 죽었다고 확신했을때는 잠깐 활력이 생겼던 레아가 그 사체가 언니가 아니란걸 알게 되고나서 다시 생기라고는 없는 모습으로 돌아가는게 안쓰럽다. 자신의 딸이 죽으면 자신의 심장으로 알게 될거라는 이론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레아의 엄마를 보며 생판 남인 나도 가슴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은 대부분 독같은 관계때문에 죽은듯한 삶을 살고 있다. 칼같이 끊어낼수 없는 관계들이라서 쉽게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을 보는 기분이었다.
캐릭터가 잘 이해가 안가는 에피는 살인자의 아내 에피였다. 왜 아내는 거둬줄 이유라고는 개뿔도 없는 남편의 범죄를 덮어주기로 결정한걸까?
여자들은 각자 발버둥 쳐가면서 살아가는데 별 찐따같은 연쇄살인범한테 죽고 만다는게 얼마나 허망한지.
마약중독자 매춘부 역으로 나오는 브리트니 머피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이걸 찍고 얼마 안되어서 브리트니 머피가 죽어서 데드걸이 유작쯤 된다는게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