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털리 부인의 사랑
2021. 12. 4. 00:15ㆍ드라마
오랜만에 로맨스물을 개저웃음을 지으면서 볼 수 있었다. 남주와 여주의 비쥬얼합이 너무 잘어울렸다. 한편으론 비슷한 르네상스시기 드라마를 했던 배우들이라서 코지모와 루크레치아가 20세기에 만난걸 보는 기분이기도 했다. bbc가 감성으로 빚은 베드씬도 좋았다.
생각보다 신분제를 비판하는 톤이 강한 작품이었다. 조디 코머가 하녀로 나오는데 화려하게 생긴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런 고용인 포지션 역이 잘어울릴줄 몰랐다. 볼튼이 채털리에게 내가 느꼈던 수치심을 당신도 조금이라도 느꼈냐며 일갈하는 씬과 올리버가 나는 당신네들같은 지배계급들을 위해 12살때부터 탄광일을 하며 폐가 망가졌다고 울부짖는 씬 등이 인상적이었다.
볼튼과 올리버를 제외한 고용인들 캐릭터엔 큰 비중이 없지만 채털리가 저들은 우리같은 사람person이 아니라 고용인service일 뿐이라고 선을 그을때 그저 카메라가 고용인들을 몇초 더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이런 귀족 배경 미디어를 볼때 소품처럼만 보아왔던 고용인들이 그런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을수 있는 소품일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