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0. 00:40ㆍ영화
갑자기 혁명물 땡겨서 판엠의 불꽃에서 더 파이널까지 정주행했다. 다시 보니까 새삼 1편에서 다들 애들이었는데 목숨걸고 게임하는게 슬펐다...
옛날에 영화만 처음 봤을때 당췌 캣니스가 피타를 이용하는건지 좋아하는건지 속을 전혀 모르겠어서 정말 많은걸 놓치면서 봤었다. 하지만 영화에서 비오는 날 캣니스한테 빵 던지는 피타 씬만 다섯번은 재생된것 같은데 정말 아무리봐도 캣니스 거지취급하면서 어그로끄는 장면인줄 알았다고... 나중에 책 읽고나서야 그게 다 굶어죽어가는 마을에서 피타가 일부러 캣니스 줄 구실 만드려고 빵을 태우기까지해서 캣니스에게 준 것이었으며..모든걸 포기했던 캣니스에게 한줄기 희망이 된 순간이었단걸 알고 얼마나 얼탱이 없었는지 모른다. 정말 아무 사전지식 없이 영화만 봤던 관객중에서 원작의 그 의도로 그 회상장면을 받아들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무튼 그래서 과거에 영화 처음 봤을땐 정말 피타랑 캣니스의 의도같은걸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
다시 보니까 피타는 자기보다 생존확률이 높은 캣니스에게 모든 서사를 몰아주려고 작정한데다가 리얼리티 예능을 자기 입맛대로 조종할수있을 정도의 쇼맨쉽도 있는 캐릭터였다. 캣니스와의 러브라인은 살아남기위한 전략이지만 그 밑에는 진심으로 캣니스를 좋아하는 마음도 있는...
아쉬운점은 피타가 게일에 비해 비쥬얼적으로 너무 밀려서 원작 피타가 갖고있는 그런 햇살금발미소년같은 느낌이 영 안났다는거다. 나는 정말 여주랑 고만고만한 키의 남주와의 러브라인을 그만 보고싶다....
그래도 모든 이야기를 알고 다시봐서 그런건지 게일은 초장부터 혁명군의 싹이 있었으며 대를 위해 과감히 소를 희생시키려는 면모에서 스노우 대통령과 결을 같이 하고 그 점때문에 캣니스와 이뤄지지 못함이 보였다.
스노우가 왜 승리하기 위해 캐피탈의 어린아이들을 희생시키기까지 했는지는 전염병으로 13구역 대부분의 아이가 죽었다는 대사에서 가늠할수 있는것도 좋았다.
아무튼 누구랑 맺어지느냐는 별로 중요한게 아니고, 어쨌든 혁명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휩쓸리고 프로파간다로 이용되는 캣니스의 초점을 따라가는 영화라서 2편같은 경우는 결말을 다 알고 보는게 아니면 엔딩에서 다소 황당해지고 오락적 재미는 1,2편 이후로 압도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주 잘만든 프랜차이즈였고 캣니스는 갓캐였다. 캣니스의 엔딩도 이 정도면 캣니스에게 행복한 마무리가 아닐까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