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 오브 막시

2021. 8. 20. 01:38영화

모든 10대 소녀들에게 보여주고싶은 페미니즘 영화. 가부장제와 썩은 현실에 적당히 순응하던 주인공이 페미전사로 각성해서 학교에 페미니즘을 전파하는데 사실 학교에서 그만한 반응을 끌어내는게 정말 페미 희망편같아서 조금 씁쓸했다. 한국의 공학고등학교에서 비비안과 같은 행동을 한다면 이 영화같은 결말은 절대 맞이할수 없을것 같고...

루시 캐릭터가 워낙 강렬한데다가 비쥬얼적으로도 까리해서 좋았다. 이 학교의 어른이고 동급생이고 모두가 오냐오냐하는 양아치남자애를 저 놈이 하는건 결코 웃어넘길게 아니고 저 놈은 "위험하다"라고 정확하게 지적해준다.
자칫보면 가부장제에서 수혜만 얻을것같은 퀸카 캐릭터 역시 그 제도 안에서 어떤방법으로든 피해입고 착취당한다는것도 보여주고. 주인공의 절친은 이민2세대 아시안인 그가 백인인 주인공과 똑같이 행동하기는 힘들다고 하는 부분도 나오는데 페미니즘이라는 같은 지향점 안에서도 서로 다른 입장일수밖에 없는것들을 담으려고 한 노력이 보여서 좋았다.

비비안이 엄마 남친과의 식사자리에서 분노 폭발하는 씬이 정말 흑역사 쌓는다 싶어서 보기 괴로우면서도 저 느낌이 너무 이해가 갔다... 말그대로 빨간약을 먹는것처럼 갑자기 이 세상의 견고한 체계로 이루어진 부조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갈곳 없는 분노가 어찌나 쌓이던지. 

 

그나저나 남주가 페미에 동참하는 애티튜드가 "핫"하다고 나오는데 이제 외모가 아닌 저런 내면이 진짜 "핫"한 트렌드가 되어야하는게 맞는것같다 싶다가도 남자들은 여자 얼굴부터 성격까지 꼼꼼히도 따져대는데 여자들은 외모가 별로여도 정신머리만 멀쩡히 박혀있으면 그 남자를 유니콘으로 취급해야하는걸까 싶어 착잡하기도 하고 그렇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을 바꾼 변호인  (0) 2021.08.20
다우트  (0) 2021.08.20
원더우먼  (0) 2021.08.20
헝거게임 시리즈  (0) 2021.08.20
스노우화이트  (0) 202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