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2021. 10. 22. 23:22ㆍ영화
개봉했을때 봤었는데 또 봤다. 울버린은 노안이 와서 안경 쓰고 리무진 운전사일로 돈벌고 찰스 자비에는 치매노인이 되어서 물탱크 안에서 살고...진짜 어떻게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수가 있냐 사악한 것들. 근데 그 와중에 찰스를 집어넣은 물탱크가 폐허적이면서도 묘하게 우주같은게 영화 전체적으로 피폐하면서도 아름다운 미쟝센도 좋았다.
아무리 봐도 이 영화의 백미는 로라다. 진짜 어떻게 이런 배우를 찾아서 찰떡같이 캐스팅했을까? 로라랑 울버린 배우가 연기합 맞추는거 봤는데 나는 아무리 연기라는걸 알아도 휴잭맨같은 거구의 남자가 내 코앞에서 F워드 써가면서 윽박지르면 개쫄것 같은데 한 일곱살이나 됐을까 싶은 쪼끄만 다프네 킨은 눈 하나 깜짝 안하는거 보고 정말 감탄스러웠다...
찰스의 장례를 치르며 로건이 호수도 있고... 라며 읊조리는 부분이 너무 슬펐다. 그렇게 위대한 찰스 자비에였는데 그 삶의 마지막이 로드킬한 들짐승 묻듯이 제대로 된 비석도 없이 아무 숲에나 묻히는거라니...
아이들이 키득거리면서 로건의 수염을 울버린의 수염모양으로 깎는 장면이 귀여웠다. 멸종해가는 종이 뒷세대를 위해 자신들을 희생해가면서 아이들을 지키는 내용 역시 안좋아할수가 없다... 10여년을 도맡아온 캐릭터를 보내주는 훌륭한 마무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