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플링

2021. 11. 4. 23:02영화

미인대회 출신의 엄마를 둔 뚱뚱한 소녀가 미인대회에 출전한다. 라는 스토리라면 으레 상상되는 마르고 예쁜 빙썅캐들의 괴롭힘이나 모함같은게 없다. 심지어 윌로딘이 예선전 개인기를 대차게 말아먹으며 망신을 당할 상황에서조차 모두가 어색하게 뻘쭘해하기만 하는데 나는 되려 그런 분위기들이 굉장히 현실적인 묘사라고 생각했다. 다른 여자애들이 윌로딘을 망신주고 비웃는 묘사가 있었다면, 뭐냐 2018년에 혼자 민걸즈 세계관에 살고있냐?싶었을 것이다.

어찌됐든 "미인대회"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안전한 영역까지만 문제를 제기한다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당장 미인대회를 없애야한다는 급진파 운동권이 주인공인 장르의 영화가 아니기때문에... 현실에 윌로딘같은 상황의 소녀가 있다면, 그가 현실에서 던질수있는 최선의 행동이 아닐까 싶었다. 나도 미인대회같은건 언젠가 없어져야 하는 문화라고 생각하지만, 당장 윌로딘의 엄마처럼 미인대회가 밥줄이라서 하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우승자를 뽑아야하는 대회다보니 우승자를 누구로 할지가 또 문제였을텐데 전체적으로 적당히 영화다우면서도 현실적이도록 중도를 잘 맞춘것 같다. 
밀리가 2등을 한게 참 좋았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 밀리가 너무 사랑스러웠기 때문에 그가 2등으로 뽑힌게 전혀 작위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현실에서도 밀리같은 체형의 여자가 미인대회 2등까지 갈 수 있을까. 그런 전례가 있을까? 

솔직히 미라는 개념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불가능할것 같다. 그렇다면 적어도 미의 스펙트럼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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