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 22:10ㆍ영화
여자가 여자를 구하는 내용인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으랴. 10년동안 MCU에서 조각조각 쓰여진 나타샤란 캐릭터에게 이제서야 진짜 사람같은 서사가 주어진것 같아서 감격스러운 마음 반, 남캐들은 트릴로지가 나오다못해 4편도 준비중인 마당에 캐릭터가 사망한 뒤에야 한편 꼴랑 내주는 이 행태는 뭔가싶어서 마블한테 개빡치는 마음 반이었다.
특히 나는 엔겜을 보고 나서도 나타샤의 생존가능성에 대한 희망회로를 오지게 돌리고있어가지고 엔겜때도 그렇게 슬퍼하지 않았단 말이다... 블위 쿠키씬에서 나타샤가 슬쩍 등장할거라고 믿어 의심치않았는데 블위가 끝날때까지 그의 사망은 번복되지 않았다. "블랙 위도우는 돌아온다"같은 문구도 없었다... 비로소 나타샤만의 이야기를 본 뒤에서야 나타샤는 정말로 죽었다는걸 깨닫게 되어서 영화의 이야기와 별개로 너무 허망하고 슬퍼졌다.
엔겜 보고 토니의 죽음의 진위 여부는 의심도 하지 않았는데 개인무비도 예정되어있는 나타샤가 진짜 죽었을리 없다며 희망회로를 돌렸던것도 10년이나 MCU에서 버텨준 캐릭터의 마무리치고는 너무 어이도 존중도 개연성도 없이 보내버렸기 때문 아닌가. 애초부터 별 거지같은 방법으로 캐릭터를 사망시켰으니 이게 진짜일리가 없어 했던거지...
아무튼 영화 전반적으로 이 러시아가족 설정을 바탕으로 처음부터 MCU 나타샤란 캐릭터가 빌딩된게 아니라 이 영화를 위해 후반부에 붙은 설정이라는게 보여서 아쉽긴했지만 뭐 영화드라마 산업이란게 캐릭터설정 짜는게 뭔 자캐커뮤만도 못한 수준으로 굴러갈때가 있기는 하더라. 일단 내놓고 설정은 나중에 붙이거나 아예 들어엎는 경우도 많으니 그러려니 해야한다.
액션씬도 서사도 좋았고 나타샤의 가족 얘기도 좋았다. 우리 나타샤...가족이 둘이나 있는 사람이었는데....
나타샤는 계속 자기가 저질러온 죄를 씻으려고 노력했던 사람이고 계속 사람들을 구해온 영웅이란게 보여서, 10년을 애써온 나타샤와 스칼렛 요한슨에게 헌정하는듯한 마무리의 영화라서 감격스러웠다. 대체 이미 죽어버린 캐릭터를 더 사랑하게 만들면 어쩌라는거니 옘병할 마블아....